2024. 12. 23. 10:59ㆍ팀 프로젝트 후기
왜 시즌 2냐면 올해 1월에도 동계 게임잼을 했었다.
그때는 고1 신분으로 참여하게 된 행사이지만 같은 해인 2024년 진행했기 때문에 이번에 한 게 시즌2라고 볼 수 있다.
12월 18~20 일까지 동계 게임잼을 진행했다. 주제는 무제한 (무하한 아님)
내게 있어 팀 편성이라는 재앙은 11월 초인가 중순쯤에 일어났다.
12월 17일 주제를 발표하고 개발에 들어갔고 마지막날인 20일 금요일은 아침 8시 제출이었기에
사실상 17 ~ 19 게임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기간이 약 3일이지만 실질적인 개발기간은 2일 정도였고 시간 동안 약 5시간을 수면한 것 같다.
작업을 그렇게까지 힘들게 했어야 했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팀의 포지션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다.
우리 팀은 아무리 좋게 봐도 개발역향이 떨어지는 팀이었다.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진짜.
최대한 차근차근 착한 말로 설명을 시도해 본다.
사건? 의 개요
대략적인 팀 구성은 이러했다.
기획이 부재이긴 하지만 개발 3명, 아니 본인 포함 4명이면 개발속도가 빠르고 완성도도 높은 거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다.
ㅋㅋ 그랬다면 아마 5시간 수면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플레이어, 사운드 시스템, 풀링, 이펙트, 인게임 UI, 각종 잡다한 연출 작업 등.
실질적인 개발의 80% 정도를 혼자 개발했을 정도로 미친 업무량이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이 개발 친구들은 혼자서 게임을 완성해 본 경험이 전무한 친구들이다.
따라서 게임잼 중에 내가 코드와 유니티, 깃허브 사용법도 몰라서 깃허브도 가르치고 있는
기이한 일이 발생하게 된다. 내가 작성한 코드가 아니라. 진짜 C# 문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난 몰랐는데. 끝나고 알아보니 몇몇 놈들은 게임잼 기간 내에 플젝실에서 게임을 켜서 했다고 한다.
이건 말도 안 된다.
진짜.
대인배적인 마인드로 아무리 마음에 안 들고 문제를 일으켜도 팀원에게 욕만큼은 절대 하지 않았다.
그 외에 딱 한번. 3시간이 걸린, 그냥 에너미 생성을 풀링으로 변경시키는 작업 때, 문제가 발발했다.
(풀링은 이미 본인이 죄다 구현해놔서 에디터는 문제가 없고, 코드부분만 풀링처리를 하면 되는 상황.)
코드를 까봤는데 똥으로 가득 차있었고 본인 또한 분노로 가득 찼다. 지치고 힘든 나머지 인내심의 한계가 온 것이었다.
팀 내의 나의 거의 유일한 이해자. 아트와 조용히 담소를 나누었다.
이것이 개발 첫날 함께 개발을 하고 나서의
나의 정신 상태이다. 팀의 실력을 의심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처참할 줄은 몰랐고 그 결과가 이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 팀은 나의 수고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 같이 약간 심심한 사과를 하는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가르치느라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가 가르침을 받은 본인의 입에서 나오자
나는 속으로 진짜 개처럼 울부짖었다.
실제로 수고를 했으니까 그럴 수 있는거 아니냐? 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상황에 직접 처해서 팀장이 되어 개발은 끝내야하는데 말대꾸 할 시간도 없고 엄청 예민한 상태에서 이 내용을 보고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이때 쉰 한숨의 총추진력으로는 달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다.
더 할 말은 많지만 이쯤 알아보자. 이미 지난 일인데 뭐 하겠는가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진정제 투여)
일단 사전에 게임잼이 시작되기 이전에 팀원이 팀장에게 우선적으로 공개되었기 때문에
미리 마음의 준비와 어느 정도의 대비를 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기획을 어떻게 하든.
나 혼자 다 개발할 수도 있는 미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왔다)
기획의 규모를 그렇게 거대하게 잡지 않았다. (잘했다)
개발 기간 내내 나의 마인드가. "이쯤 힘들게 했는데 수상 못하면 나의 노력은 물거품이다"라는 마인드였다.
어떻게든 악착같이 뭐라도 남겨야 한다는 일념. 다행히 기획이 생각보다 잘 뽑히긴 해서 개발만 잘되면
되는 부분이었다. (아트 쪽은 아트 그랜드 마스터 덕분에 걱정이 없었다)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게임의 주축이 되는 메인로직인 플레이어나 이동 시스템 등의 구조는 완벽하게 짜기 위해 노력했고, 그 외의 부가요소들에는 힘을 조금씩 빼주면서(하드코딩을 했다는 뜻)
분산투자를 잘했던 것 같다.
또한 액션 게임 특성상, 연출, 타격감, 이펙트가 반은 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만족시키기 위해 발버둥 쳤다.
그래도 가장 멋진 것은,...
어떻게 우여곡절로 우수상까지 수상했다.
이 엄청난 반전을 만들어낸 덕에 상 받으러 나갈 때 뽕이 많이 차긴 했다.
추가로..
우수상(3등)이지만 난 1,2등이 전혀 부럽지 않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인.
하
집 가면서 이거 보고 울뻔했다. (진짜임)
멘탈적 스트레스와 엄청난 피로도를 제외하면 랜덤매칭 게임잼 또 할만해 보인다.